여성들이 언제부터 데님을 많이 입기 시작했냐고 묻는다면 그게 아마 세계 1차 대전 때부터 일거다.
당시 부족해진 노동력을 채우기 위해서 여성들도 노동자로 유입이 되며 남성들이 입던 옷들을 고쳐 입곤 했었는데
사실 정확히 말하면 데님이 아니라 덩가리(dungaree)로 된 오버롤이나 바지를 입곤 했었다.
(덩가리와 데님은 따지고 들어가 보면 다른 원단이지만 공통적으로 1. 실 하나만 염색 , 2. 능직 코튼이라는 점에서 나름 비슷한 구석이 있다.)
아무튼 원단에 대해 얘기하려는 건 아니고 이번 글에서는 리바이스가 만든 리벳 달린 5 pocket denim pants을 언제부터 여성들이 입기 시작했냐에 대해서 얘기해보려 한다.
여성들이 위 같은 옷을 입게 된 배경의 중심에는 dude ranch*가 있었다.
20년대 후반부터 서부의 dude ranch 유행, 카우보이 영화의 성행이 합쳐져 여성들도 카우보이 같은 복장을 입고 싶은 마음에 아버지나 남자 형제들이 입던 501을 입곤 했다.
자연스럽게 리바이스는 서부권 문화에 녹아들게 됐고 이에 맞게 34년도에 여성용 데님 701을 출시한다.
* dude ranch : 서부에 위치한 관광 목장. 주로 카우보이 문화와 연관이 깊다.
701 모델은 상대적으로 골반이 큰 여성들에게 맞게 허리 쪽으로 감싸지는 패턴에 하이웨이스트가 특징적이다.
701은 리바이스에서 최초로 지퍼를 사용한 모델이다.
다소 애매한 점은 출시 때는 버튼 플라이를 달았다가 501이 대전 모델로 넘어가던 시점부터 신치백 빠지고 지퍼를 단 것으로 추정(?)된다.(디깅의 한계.. 아시는 분은 댓글로 남겨주세요.)
이게 버튼 플라이 쓰던 모델:(링크)
Levi's리바이스 701 SXX 100% 천연 인디고 규중 일본제 복각 청바지 30 미사용·재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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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지퍼 달린 모델: (링크)
초희소《 Dead Stock / One Side Tab 》40 s 50 s 데드 당시 LEVIS 701 한 면 탭 린넨 패치 Hip42 W29 L34 마릴린
초희소《 Dead Stock / One Side Tab 》40 s 50 s 데드 당시 LEVIS 701 한 면 탭 린넨 패치 Hip42 W29 L34 마릴린 먼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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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요한 건 701이 가장 먼저 지퍼를 도입했다는 거 아니겠는가.
당시 Lee에서 먼저 지퍼가 달린 모델을 냈었는데 아무래도 버튼 플라이보다는 지퍼가 편하다는 이유로 수요가 Lee 쪽으로 기울었다고 한다. 편안함이 먹히는 것을 보고 리바이스에서도 지퍼 달린 모델을 내고 원단의 온스도 낮췄다.
더불어 지퍼로 인한 수축률을 고려해야 했기에 sanforizing(방축가공)* 을 도입하기도 했다.
* sanforizing(방축가공) : 원단을 미리 수축시켜 사용 중에 수축됨을 방지하는 가공법. 감성의 차이가 있기에 마냥 샌포라이즈드가 좋은 것만은 아니다.
여담으로 701이 탄생한 배경이 페미니즘과도 연관이 깊은데 30년대 당시 리바이스 공장장이 남녀가 똑같은 보너스를 받지 않으면 공장을 운영하지 않겠다고 주장했다고 한다.
자신의 어머니가 자랑스럽게 입을 수 있는 옷을 만들고 싶었다는 공장장의 신념이 담긴 옷이기도 하다.
여성 데님의 대중화 중심엔 마릴린 먼로가 있었는데 리바이스의 701 모델과 허리에 다트를 친 Lee의 데님을 많이 입었다고 한다. 당시에 그녀만큼 데님을 잘 소화하는 여자가 있었을까.
이후 60년대에는 스키니 진의 전신이 되는 듀퐁 나일론을 혼방한 리바이스의 스트레치 팬츠가 유행을 이끌었고 70년대에는 히피문화와 엮여 벨바텀(일명 나팔바지)을 입었다.
위와 같은 역사를 거쳐 근대로 넘어와서는 청바지는 여성과 떼놓을 수 없는 옷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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